2ch 괴담) 심야의 어두운 숲

 

 

내가 대학생이었을 무렵, 배낭 여행을 하던 도중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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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반이나 전철을 타고 심야가 되어서야 꼭대기 근처에 있는 관서본선의 모역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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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없는 시골이지만 다음날 아침이 되면 가려고 한 역사 장소에서 제일 가까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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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근처의 넷카페에서 하룻밤을 보내려고 알아보니 넷카페가 있긴 있지만 역에서 좀 먼 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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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으니까 무거운 숄더백을 메고 어두운 전철길을 비틀거리며 걸었다.

 

 

전봇대의 등이 곳곳에 있었기에 아주 깜깜한 건 아니었지만 지나다니는 사람도, 열어 있는 가게도 없어서 조금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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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정도 걸었을까. 향하고 있는 앞쪽의 길이 숲으로 되어 있어서 많은 나무의 그림자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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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가기 싫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제 와서 되돌아 갈 수도 없으니 마음을 굳게 먹고 그대로 앞을 향해 걸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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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숲에 가까워지고 전봇대 등도 그 근방엔 없어서 주변이 어두컴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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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슬슬 휴대폰의 플래시 빛을 켜야겠다고 생각하던 때였다.

 

 

숲 너머로부터 헤드 라이트가 보였다. 가까워지자 그 정체가 택시란 걸 알았다. 손님은 없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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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들어 멈춰 세울까 했지만 가진 돈도 아슬 아슬한 정도밖에 없고 넷카페까지 얼마나 계산될지 몰라서 불안했기에 망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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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나가겠다 라고 생각하는 동안, 나를 지나쳐서 가던 택시의 속도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낮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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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하고 운전석을 보니 수염이 있는 아저씨가 이쪽을 향해 뭔가의 신호인지 어떤 몸짓을 보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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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진행 방향(즉 내가 왔던 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더니 그 뒤엔 왼쪽 방향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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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선 나를 그대로 지나친 차의 뒤쪽 램프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자니, 차가 100미터 정도 앞에서 갑자기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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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오라는 의미인가, 라고 생각했지만 솔직히 수상해서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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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쓰지 말고 그냥 가자 하며 앞을 봤는데 어두운 숲을 보니 좀 전보다 더 무섭고 기분 나쁘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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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결심한 나는 이제까지 걸어온 길을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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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를 돌자 놀랍게도 200미터 부근 앞에 차가 멈춰 있었다.

 

점점 더 수상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하고 비틀거리며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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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를 조이는 가방의 끈에 아픔을 느끼며 차의 바로 근처까지 가니 운전석의 창문이 내려졌고 운전사 아저씨의 얼굴이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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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가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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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사 아저씨는 갑자기 나에게 그런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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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저기...xx라고 하는 넷카페에 가려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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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 태워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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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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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요금이면 되니까. 어서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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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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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수상하게 여겼지만 흐름에 몸을 맡기기로 하고 흐느적거리며 택시에 탔다.

 

 

뒷자석에 타고 난 뒤 가방을 벗고 좌석에 놓자, 곧바로 운전수가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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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코너 돌기 전에 엎드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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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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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 그 길에 돌아가기 전에 웅크려 있으라고. 좌석 앞 빈공간에. 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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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엥,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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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설명해줄 테니까. 내가 괜찮다고 할 때까지 움직이지 마."

 

 

왜인지 모르는 채로 나는 운전수의 말대로 자리 앞 빈공간에 웅크려서 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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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에 놓았던 가방도 밑에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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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수는 힐끔 이쪽을 보더니 '그대로 있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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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을 올려다보니 하늘만이 보일 뿐이었다.

 

 

이윽고 차는 우회전을 한 듯 했고, 그대로 직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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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숲에 들어간 건지 창문에는 수풀이 흘러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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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꽤 길었는지 빠져 나가기까지 30초 정도가 걸렸다.

 

운전수는 아까 이후로 계속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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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답답했지만 말을 걸기 힘든 상황이라 웅크린 채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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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순간 무서운 상상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설마 이대로 납치하려는 건...몰래 살짝 밖을 내다볼까.

 

 

슬슬 머리를 들어올리려고 생각했을 때, 운전수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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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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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을 보니 도착한 곳은 확실히 넷카페의 앞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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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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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터기는 정말로 돌아가고 있지 않았다. 운전수는 기본 요금만을 말했고 나는 돈을 지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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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릴까 하다가 역시 신경 쓰여서 왜 웅크려 있어야 했는지, 애초에 처음부터 왜 그랬는지 운전수에게 물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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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거든. 거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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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어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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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지나왔잖아? 거기 말이지, 가끔 이상한 녀석들이 숨어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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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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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사람을 두들겨 패서 엉망진창으로 만든 뒤에 가진 걸 다 뺏거나 강가ㄴ도 해서, 벌써 몇 명이나 피해를 입었어. 남자도. 여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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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엥!? 그게 뭐에요, 경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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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하고 있을 터인데 한 명도 잡히질 않고 있어. 어두워서 목격자도 없는 탓인가, 아니면 달리 뭔가 더 있어서인지. 뭐 어쨌든 여기 사는 사람들은 밤이 되면 거길 결코 걷거나 자전거로 지나다니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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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래서 그런 신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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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랑 가까웠으니까. 대놓고 멈추면 들키잖아. 사냥감을 빼앗았다고 쫓아오면 귀찮아지니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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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리고 있으라고 했던 것도 저를 숨기기 위해서 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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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럼 이제 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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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요. 왜 오늘 밤에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신 거에요?"

 

 

"피가 말이지. 라이트로 보였어. 아직 마르지 않은 상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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