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분류 전체보기632 2ch 괴담) 도망칠 곳이 없다.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무렵의 기억입니다. 당시 우리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고 계셔서, 나는 학교가 끝나면 학교 안에 있는 보육원 같은 곳에서 머무르곤 했습니다. 방과후학교라는 것이지요. 평소에는 거기 모여서 간식을 먹거나, 숙제를 하고 놀곤 했습니다. 그리고 5시가 되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하지만 그 날은 평소 하던 놀이가 질렸을 뿐더러, 우연히 모인 아이들도 드문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친구 A, B와 함께 셋이서 학교를 빠져나가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향한 곳은 이른바 '큐피 하우스' 라고 불리던 심령 스폿이었습니다. 그 곳은 인근 석공 작업실 옆에 있는 집으로, 오랫동안 주인이 돌아오지 않아 폐가가 되어버린 집이었습니다. 그 집에는 .. 2021. 8. 6. 2ch 괴담) 심야의 어두운 숲 내가 대학생이었을 무렵, 배낭 여행을 하던 도중의 이야기. 하루의 반이나 전철을 타고 심야가 되어서야 꼭대기 근처에 있는 관서본선의 모역에서 내렸다. 아무 것도 없는 시골이지만 다음날 아침이 되면 가려고 한 역사 장소에서 제일 가까우니까. 그래서 이 근처의 넷카페에서 하룻밤을 보내려고 알아보니 넷카페가 있긴 있지만 역에서 좀 먼 곳에 있었다. 어쩔 수 없으니까 무거운 숄더백을 메고 어두운 전철길을 비틀거리며 걸었다. 전봇대의 등이 곳곳에 있었기에 아주 깜깜한 건 아니었지만 지나다니는 사람도, 열어 있는 가게도 없어서 조금 무서웠다. 15분 정도 걸었을까. 향하고 있는 앞쪽의 길이 숲으로 되어 있어서 많은 나무의 그림자가 보였다. 우와...가기 싫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제 와.. 2021. 8. 5. 2ch 괴담) 붉은 옷을 입은 여자 3년여 전, 분수 광장 근처에서 이상한 여자가 서성이곤 했다. 출근길에 자주 봤었다. 서른 남짓 되어 보이는데, 오래 된 것 같은 빨간 드레스 같은 걸 입고 있었다. 몸은 바싹 말랐고, 안색은 어두운데다 눈도 공허했다. 머리는 등 가운데까지 내려와, 기르고 있는 것 같았다. 옷 색깔이 워낙 튀는데다, 독특한 분위기가 감돌아서 시선을 빼앗기곤 했다. 하지만 뭔가 무서운, 정신 나간 것 같은 느낌이라 무심코 바라보기는 해도 눈이 마주치지는 않도록 조심했다. 여자는 늘 광장 안을 맴돌았다. 지하출구를 나오면 거기 몇 군데 술집이 있기에, 거기서 일하는 사람인가 싶기도 했다. .. 2021. 8. 5. 2ch 괴담) 여관의 구인 마침 2년 정도 전의 일입니다. 여행을 가고 싶어서 알바 자리를 알아보던 때입니다. 계속 더운 날이 이어진 탓에 땀을 흘려가며 구인지를 뒤적이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어째서인가 여기도 저기도 땡, 전부 땡이었습니다. 닳고 닳은 장판 위에 대자로 뻗어 뒹굴며 대충 모아놓은 구인 잡지를 펄럭 펄럭 짜증을 내며 넘겼습니다. 불경기구나...절약을 위해 밤이 되기 전까지 전기는 꺼두었습니다. 어두운 방에 떨어질 듯 떨어지지 않는 저녁 해의 빛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창가에 가려진 부분만이 마치 어두운 십자가 같은 그림자를 바닥에 떨어트리고 있었습니다. 멀리서 전차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눈을 감자 다른 방에서 나는 저녁 식사의 냄새가 들어옵니다. "컵라면이 있었지" 저는 피곤한 몸을 일으키.. 2021. 8. 5. 2ch 괴담) 음성 키보드 며칠 전, 딸과 오랜만에 통화를 하다 문득 떠오른 옛날 이야기. 아직 딸이 유치원에 다닐 무렵, 아내가 음성 키보드를 사 주었다. 전원을 켜고 끌 때 인사도 건네는 모델이라, 딸은 몹시 기뻐했었다. 일을 마치고 지쳐 돌아온 내 앞에 들고와, 일부러 같이 놀기도 할 정도였다. 하지만 아이들의 흥미는 금세 다른 곳으로 옮겨가기 마련이다. 이윽고 몇달이 지나자, 그 키보드는 쓸모없는 물건이 되고 말았다. 그 키보드는 내가 벽장 안에 넣어놓았는데, 다음날 아내가 이런 말을 꺼냈다. [저거 망가진 거 같아. 전원도 안 넣었는데 가끔씩 "바이바이.", "바이바이."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니까.] 벽장 안에 넣으면서 고장이 났는지, 전원이 꺼질 때 나오는 바이바이 소리가 불규.. 2021. 8. 5. 2ch 괴담) 믹스 쥬스 학창 시절 나는 어느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곳은 프랜차이즈 체인점이었지만, 상당히 너그러워서 휴식 시간이나 근무 중에 마음대로 커피나 음료를 만들어 마셔도 되는 곳이었다. 그렇기에 휴식 시간에는 언제나 마음대로 취향에 맞는 음료를 만들기 마련이었다. 나는 커피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기에 언제나 여러 과일 쥬스를 섞어 믹스 쥬스를 만든 다음 차게 해서 먹곤 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직접 만드는 것은 아니었다. 무척 상냥한 아르바이트 선배가 있어서, 언제나 그 선배가 휴식 시간만 되면 [힘들지?] 라며 특별히 믹스 쥬스를 건네주곤 했다. 그것은 일부러 아침 일찍 만들어 시원하게 식혀 놓은 것이었다. 그래서 정작 내가 쥬스를 만.. 2021. 8. 5. 5ch 괴담) 밤 산책이 취미였다 5년 정도 전 이야기다. 대학에 합격하고 드디어 자취를 하게 된 나는, 부모의 눈에서 벗어난 해방감을 느끼며 늦은 밤 산책을 다니는 게 취미가 되어 있었다. 우리 부모님은 워낙 과보호라서 같이 살 때는 밤 늦게 돌아다니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었으니. 대학생이 잔뜩 사는 학교 주변이었기에, 한밤 중이라도 술 먹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있어서, 그리 무섭지도 않았다. 나는 겁쟁이였기 때문에 혼자 한산한 심야 주택가, 그것도 낡아빠진 아파트 투성이인 곳을 걷는 건 평소라면 무서워 했었다. 하지만 한동안 걷고 있으면 몇번 사람과 마주치니, 그럴 때마다 두려움이 누그러지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날은 한동안 사람이 보이질 않아, 완전 쫄아서 오늘은 그만 돌아갈까, 싶.. 2021. 8. 4. 5ch 괴담) 테디베어가 버려져 있었다 몇년 전까지 살던 아파트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공동 쓰레기장에 파란 리본을 맨 테디베어가 버려져 있었다. 조금 더럽기는 했지만 상태는 괜찮아서, 세탁만 하면 들고다녀도 문제 없을 정도였다. 꽤 귀여운데 아깝네 싶으면서도, 그대로 지나쳐 출근했다. 그리고 1주일 후, 더러운 상태까지 비슷한 테디비어가 버려져 있었다. 위화감을 느꼈지만,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지나쳤다. 그 이후 며칠 간격으로 아파트 곳곳, 계단과 층계참, 난간과 현관 앞, 높고 낮은 집 베란다까지, 바로 그 테디베어가 난데없이 나타나게 되었다. 가장 기분 나빴던 건 현관문 안에 그 테디베어가 들어와 있었을 떄였다. 투입구는 10.. 2021. 8. 4. 5ch 괴담) 자동문 내가 어느 기계 메이커 공장에서 일하던 무렵 이야기다. 그 공장 심야 순찰을 하는 경비원들 사이에서는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곤 했다. 늦은 밤, X공장 복도를 흰 그림자만 있는 존재가 배회한다는 소문이었다. X공장 옆에는 커다란 공장이 한 동 더 있고, 공장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가 건설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통로의 자동문이 고장인지, 주변에 사람이 없는데도 멋대로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했다. 어느 밤, 나는 일이 늦어지는 바람에 한밤 중 공장에 홀로 남아 기계 정비를 하고 있었다. 정비하던 기계는 정기적으로 물을 넣어줄 필요가 있었기에, 나는 양동이에 물을 퍼서 끌차로 운반하고 있었다. 마침 딱 그.. 2021. 8. 4. 이전 1 ··· 66 67 68 69 70 7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