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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42

2ch 괴담) 여관의 구인 마침 2년 정도 전의 일입니다. 여행을 가고 싶어서 알바 자리를 알아보던 때입니다. ​ 계속 더운 날이 이어진 탓에 땀을 흘려가며 구인지를 뒤적이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어째서인가 여기도 저기도 땡, 전부 땡이었습니다. ​ 닳고 닳은 장판 위에 대자로 뻗어 뒹굴며 대충 모아놓은 구인 잡지를 펄럭 펄럭 짜증을 내며 넘겼습니다. ​ 불경기구나...절약을 위해 밤이 되기 전까지 전기는 꺼두었습니다. 어두운 방에 떨어질 듯 떨어지지 않는 저녁 해의 빛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창가에 가려진 부분만이 마치 어두운 십자가 같은 그림자를 바닥에 떨어트리고 있었습니다. 멀리서 전차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눈을 감자 다른 방에서 나는 저녁 식사의 냄새가 들어옵니다. ​ "컵라면이 있었지" ​ 저는 피곤한 몸을 일으키.. 2021. 8. 5.
2ch 괴담) 음성 키보드 며칠 전, 딸과 오랜만에 통화를 하다 문득 떠오른 옛날 이야기. ​ 아직 딸이 유치원에 다닐 무렵, 아내가 음성 키보드를 사 주었다. ​ 전원을 켜고 끌 때 인사도 건네는 모델이라, 딸은 몹시 기뻐했었다. ​ ​ ​ 일을 마치고 지쳐 돌아온 내 앞에 들고와, 일부러 같이 놀기도 할 정도였다. ​ 하지만 아이들의 흥미는 금세 다른 곳으로 옮겨가기 마련이다. ​ 이윽고 몇달이 지나자, 그 키보드는 쓸모없는 물건이 되고 말았다. ​ ​ ​ 그 키보드는 내가 벽장 안에 넣어놓았는데, 다음날 아내가 이런 말을 꺼냈다. ​ [저거 망가진 거 같아. 전원도 안 넣었는데 가끔씩 "바이바이.", "바이바이."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니까.] ​ 벽장 안에 넣으면서 고장이 났는지, 전원이 꺼질 때 나오는 바이바이 소리가 불규.. 2021. 8. 5.
2ch 괴담) 믹스 쥬스 학창 시절 나는 어느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 ​ 그곳은 프랜차이즈 체인점이었지만, 상당히 너그러워서 휴식 시간이나 근무 중에 마음대로 커피나 음료를 만들어 마셔도 되는 곳이었다. ​ ​ 그렇기에 휴식 시간에는 언제나 마음대로 취향에 맞는 음료를 만들기 마련이었다. ​ ​ ​ ​ 나는 커피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기에 언제나 여러 과일 쥬스를 섞어 믹스 쥬스를 만든 다음 차게 해서 먹곤 했다. ​ ​ 하지만 그것은 내가 직접 만드는 것은 아니었다. ​ ​ 무척 상냥한 아르바이트 선배가 있어서, 언제나 그 선배가 휴식 시간만 되면 [힘들지?] 라며 특별히 믹스 쥬스를 건네주곤 했다. ​ ​ ​ ​ 그것은 일부러 아침 일찍 만들어 시원하게 식혀 놓은 것이었다. ​ ​ 그래서 정작 내가 쥬스를 만.. 2021. 8. 5.
5ch 괴담) 밤 산책이 취미였다 5년 정도 전 이야기다. ​ 대학에 합격하고 드디어 자취를 하게 된 나는, 부모의 눈에서 벗어난 해방감을 느끼며 늦은 밤 산책을 다니는 게 취미가 되어 있었다. ​ 우리 부모님은 워낙 과보호라서 같이 살 때는 밤 늦게 돌아다니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었으니. ​ ​ ​ 대학생이 잔뜩 사는 학교 주변이었기에, 한밤 중이라도 술 먹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있어서, 그리 무섭지도 않았다. ​ 나는 겁쟁이였기 때문에 혼자 한산한 심야 주택가, 그것도 낡아빠진 아파트 투성이인 곳을 걷는 건 평소라면 무서워 했었다. ​ 하지만 한동안 걷고 있으면 몇번 사람과 마주치니, 그럴 때마다 두려움이 누그러지곤 했다. ​ ​ ​ 그러던 어느날. ​ 그날은 한동안 사람이 보이질 않아, 완전 쫄아서 오늘은 그만 돌아갈까, 싶.. 2021. 8. 4.
5ch 괴담) 테디베어가 버려져 있었다 몇년 전까지 살던 아파트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 ​ ​ 공동 쓰레기장에 파란 리본을 맨 테디베어가 버려져 있었다. ​ ​ ​ 조금 더럽기는 했지만 상태는 괜찮아서, 세탁만 하면 들고다녀도 문제 없을 정도였다. ​ ​ ​ ​ ​ ​ ​ 꽤 귀여운데 아깝네 싶으면서도, 그대로 지나쳐 출근했다. ​ ​ ​ 그리고 1주일 후, 더러운 상태까지 비슷한 테디비어가 버려져 있었다. ​ ​ ​ 위화감을 느꼈지만,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지나쳤다. ​ ​ ​ ​ ​ ​ ​ 그 이후 며칠 간격으로 아파트 곳곳, 계단과 층계참, 난간과 현관 앞, 높고 낮은 집 베란다까지, 바로 그 테디베어가 난데없이 나타나게 되었다. ​ ​ ​ 가장 기분 나빴던 건 현관문 안에 그 테디베어가 들어와 있었을 떄였다. ​ ​ ​ 투입구는 10.. 2021. 8. 4.
5ch 괴담) 자동문 내가 어느 기계 메이커 공장에서 일하던 무렵 이야기다. ​ ​ ​ 그 공장 심야 순찰을 하는 경비원들 사이에서는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곤 했다. ​ ​ ​ 늦은 밤, X공장 복도를 흰 그림자만 있는 존재가 배회한다는 소문이었다. ​ ​ ​ ​ ​ ​ ​ X공장 옆에는 커다란 공장이 한 동 더 있고, 공장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가 건설되어 있었다. ​ ​ ​ 그런데 그 통로의 자동문이 고장인지, 주변에 사람이 없는데도 멋대로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했다. ​ ​ ​ 어느 밤, 나는 일이 늦어지는 바람에 한밤 중 공장에 홀로 남아 기계 정비를 하고 있었다. ​ ​ ​ ​ ​ ​ ​ 정비하던 기계는 정기적으로 물을 넣어줄 필요가 있었기에, 나는 양동이에 물을 퍼서 끌차로 운반하고 있었다. ​ ​ ​ 마침 딱 그.. 2021. 8. 4.
5ch 괴담) 금지된 방 근처 대학교 유소년 축구 클럽에서 뛸 적의 이야기. ​ 아마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이었을 것이다. ​ 참고로 축구는 예나 지금이나 영 잘하는 편은 아니다. ​ ​ ​ 여름방학 합숙으로, 깊은 산 속에 있는 숙소에 가게 되었다. ​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녹음이 무성하게 우거진 곳이었다. ​ 대학교에서 관리하는 시설인지, 의외로 잘 관리된 멀쩡한 시설이었다. ​ ​ ​ 나는 아버지와 함께 갔었다. ​ 자연잔디 그라운드에서 하는 연습은 꽤 즐거웠다. ​ 밤에는 책장에 꽂혀있던 "베르세르크" 를 읽었었던 거 같고. ​ ​ ​ 무서운 이야기는 여기부터. ​ 셋째날 밤에 담력시험을 하는 게, 이 여름방학 합숙의 연례행사 같은 것이었다. ​ 매년 기획 내용도 바뀌는 것 같은데, 그 해에는 "금지된 방에 들어가서 10.. 2021. 8. 4.
2ch 괴담) 백미러에 비친 것 지난달 내가 겪은 일입니다. ​ 그 날 나는 낮에 혼자서 차를 운전하고 있었습니다. ​ T자형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에 걸리는 바람에, 나는 심심해서 여기저기 시선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 ​ ​ 그 때 문득 백미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 내 차 뒤에는 웨건이 멈춰 있었고, 운전석에는 남자가 앉아 있었습니다. ​ 그것은 별다를 문제가 없었지만, 조수석에 이상한 것이 보였습니다. ​ ​ ​ 이상한 것이라고는 해도 사람이었습니다. ​ 붉은 옷을 입은 긴 머리카락의 여자가 조수석에 앉아 있었습니다만, 모습이 묘하게 이상했습니다. ​ 바로 옆에 앉은 운전석의 남성보다 앉은키가 너무 낮았습니다. ​ ​ ​ 머리의 위치가 남성의 어깨쯤에 있었던 것입니다. ​ 아이라면 그 정도 키라도 이해가 되겠지만, 그 여자의 머.. 2021. 8. 4.
2ch 괴담) 손자국 작년까지 내가 살고 있던 아파트는 디귿(ㄷ)자 모양으로 생긴 3층짜리 건물이었다. ​ 엘리베이터는 없었고, 나는 204호에 살고 있었다. ​ 우리 집 현관 바로 맞은 편에는 201호가 보인다. ​ ​ ​ 201호는 내가 처음 입주했을 때부터 빈 집이었다. ​ 방에 담배 냄새가 배는 것이 싫었기 때문에 나는 현관 앞에서 담배를 피곤 했다. ​ 종종 그런 모습을 보고 짜증을 내는 이웃도 있었기에 주로 한밤 중에 피웠다. ​ ​ ​ 그 날 역시 새벽 1시에 밖에 나와 잠시 쉬며 담배를 태우고 있는데, 정면에 있는 201호 현관 옆 창문에 이상한 것을 찾아냈다. ​ 처음에는 단순히 흰 얼룩이라고 생각했지만, 가까이 다가가보니 아이 손바닥만한 손자국이었다. ​ 아마 동네 아이가 창을 열고 들어가 빈 방에서 장난을.. 2021.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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