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너에게 다가갔을때, 넌 노숙자 신세처럼 보였어.
옷은 다 헤지고, 눈은 벌겋게 충혈된채로, 코만 훌쩍거렸지.
누군가에게 있어선 연휴기간은 괴로울수도 있으니까.
네가 앉은 벤치 옆에 앉자, 술냄새가 코를 찔렀어.
"이봐 친구, 어떻게 지내?"
난 정중하게 물어봤어.
"그닥."
넌 대답했어.
"직장에서 잘렸어. 말이 된다고 생각해? 크리스마스 바로 코 앞에서 잘렸다고. 여친은 내가 빨리 직장 안 찾으면 집에서 쫓겨나게 생겼다고 계속 쏘아붙인다고. 아 진짜 그걸 내가 모를거라고 생각하냐고. 친구들한테 죄다 연락해봐도 아무도 안 도와주려고 해. 내가 예전에 몇번씩이나 부탁했다고. 하.. 있잖아. 가끔씩 말야,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모두 더 괜찮게 살았을까 생각이 드네."
넌 꽤 놀란것처럼 보였어.
마치 새파란 타인인 사람에게 이렇게 많은 이야길 털어놔버린 자신을 믿지 못하겠는것처럼 말야.
뭐 난 내가 사람들에게 주는 이런 영향에 익숙하지만.
"난 알아, 그렇지 않다는걸."
난 말했어.
"들어봐 친구, 아마 믿지 못하겠지만 난 사실 너같은 사람들을 보살피는 천국에서 온 천사야. 아님 너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지 내가 보여줄까? 너가 얼마나 모두에게 있어서 필요한 사람인지 알게 될거야."
넌 코를 훌쩍였어.
"그래."
난 내 주머니에서 작은 종을 만들어내곤 종을 울렸어.
갑자기, 우린 거대한 저택 앞에 서 있었어.
"우리 어딨는거야?"
너가 물었어.
"네 여자친구가 있는 데로 데려왔어. 너 없이 얼마나 네 여자친구가 슬퍼하는지 보자고."
우린 창문을 들여다봤어.
집 안은 인상적인 인테리어와 비싸보이는 가구로 가득 차 있었어.
네 여자친구는 엄청나게 잘생긴 남자와 손을 꼭 붙잡은채 저녁 식탁 앞에 앉아 있었고.
그 남자가 말하는 말에 그녀는 웃으며 옆에 앉아있는 너무나도 예쁜 자신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어.
"그치만...나 없이 훨씬 더 괜찮아보이잖아!"
넌 충격에 빠진채 소리를 질렀어.
"어, 진짜 미안해. 우리 딴 사람을 봐보자."
내가 다시 종을 울리자, 우린 네 부모님 집앞에 와 있었어.
그때, 너랑 비슷하게 생긴 한 젊은 남자가 집 밖에서 걸어오고 있었어.
"저거... 내 동생이야? 하지만 그럴리가 없는데. 내 동생은 몇 년전에 죽었단 말야."
"어 굳이 추측해보자면... 너가 동생 근처에 있으면서 동생이 운전할때 과속하도록 영향을 미치지 않아서 살아있는걸거야."
난 그때 네 표정을 봤어.
네 부모님이 집 밖으로 나와 네 동생을 꼭 껴안아주고 미소짓던 걸 바라보는 너의 표정을.
너에겐 한번도 그런식으로 안아주지 않았었는데.
"세상에. 빨리 돌아가줘, 제발. 여기에 일초라도 더 이상 못 머무르겠어."
난 종을 울렸고, 우린 너의 존재 때문에 모든게 더 끔찍해진 이 세계로 다시 돌아왔어.
넌 허겁지겁 달아났고 난 너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 궁금했어.
약? 총? 아님 그냥 높은 다리에서 뛰어내릴지도 모르지.
하지만 적어도 내가 이걸 보여준 이상, 넌 더 이상 살아가진 않을거란건 알수 있었어.
그야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으니까.
물론, 아무것도 사실은 아니었어.
하지만 넌 그게 사실이라고 생각했잖아.
그거 하나면 충분하다고.
난 모자를 벗고 내 뿔에 바람좀 씌워주면서 계속 걸어갔어.
연휴기간에 잔뜩 우울해 있는 불쌍한 영혼들을 찾아다니면서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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