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은 요란하게 울리고 있었고, 제인은 팔짱을 낀채 발로 탁탁 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녀의 동료들은 충실하게 자신의 칸막이 방에서 나와 계단으로 내려갔지만, 제인은 그러지 않았다.
"여기서 뭐하고 있어?"
제인이 복도 한 가운데 우두커니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카렌이 물었다.
"알람 울렸잖아. 우리 빨리 대피해야돼."
"이 하이힐 신고 열한층이나 걸어내려갈순 없잖아."
제인은 발목을 돌려 5인치 힐을 보여주며 말했다.
"엘리베이터 탈거야."
카렌은 눈을 굴렸다.
"말 좀 들어. 불 났을때 엘리베이턴 사용하면 안된다고. 그냥 빨리 나랑 같이 계단으로 내려가자."
"괜찮아 카렌. 어짜피 이거 진짜 알람도 아닐텐데 뭐."
어깨를 으쓱하며 제인이 말했다.
건물에선 대피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 항상 화재 대피훈련을 해왔었다.
어짜피 이것 또한 또다른 훈련에 불과했고, 제인은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굳이 계단에서 그녀의 목이 (혹은 힐의 굽이) 부러지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진 않았다.
"밑에서 보자고."
엘리베이터가 마침내 도착했을때에도 알람은 여전히 울리고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한 남자는 이미 버튼 옆에 기대어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반역자 동료가 같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기뻐하면서 제인은 그 남자에게 미소를 잠깐 비추며 엘리베이터에 탔다.
층수가 바뀌어 가며 엘리베이터는 천천히 계속 내려가고 있었다.
알람 소리가 제인의 머리를 욱신욱신하게 만들었지만, 그녀의 가방에서 조용히 떨리는 전화는 놓치지 않았다.
"제인? 너 어디야?"
카렌이 물었다.
엘리베이터는 6층을 기어 내려가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안. 진짜 내려가는데 평생 걸리겠다."
"제인, 말 좀 들어! 이거 대피훈련 아냐. 너 진짜 최대한 빨리 이 건물에서 나가야 된다니까? 미치광이 한 명이 여기 들어왔대나봐. 그 사람이 와. 그 그 미친 살인마가 15층에서 사람을 세명이나 죽이고 엘리베이터를 탔대. 그리고-"
제인은 전화기를 귀에서 떨어트렸다.
그녀는 자신의 옆에 있는 남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카렌의 목소리는 멀어지고 있었다.
그도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무런 표정도 보이지 않은채 손을 뻗어 긴급 정지버튼을 향해 손을 뻗었다.
엘리베이터가 멈추었을때, 제인은 그제서야 그의 옷에 흩뿌려진 붉은 피들을 눈치챌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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