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괴담/레딧괴담

레딧괴담) 첫번째 냉동인간

by 밍키2 2021. 8. 17.
728x90
반응형

 

 

 

 

10분이야.

이 지옥같은 기계에 50년 동안 묶여 있다가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될수있다고.

이제서야 정말 오랜만에 다시 살아있다는게 느껴져.

아이러니하게도, 이 기계가 꺼지면 난 몇 분뒤에 죽겠지만.

 

난 처음으로 냉동수면에 들어간 인간이야.

냉동수면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짧게 3개월 동안 냉동 상태를 유지할 생각이었어.

이 상태에서도 여전히 모든게 들리고 보이는걸 알아차렸을땐, 정말 당황스러울수 밖에 없었어.

문제는 이걸 누구에게도 알릴 방법이 없었다는거지.

뭐 2주 정도 지나니까 익숙해졌지만, 뭐.

난 개의치 않고 실컷 과학자들이 바쁘게 왔다갔다 하면서 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메모하는 장면을 볼수 있었어.

"그래 딱 3개월이라고. 그럼 넌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남자가 되는거라고. 처음으로 냉동인간이 된것도 모잘라서 마취도 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소송까지 생각해보라고. 넌 월드 스타가 될거야."

하지만 내 긍정적이었던 태도는 순식간에 사라졌어.

과학자들이 더 이상 오지 않기 시작하면서 말이지.

어, 거의 대부분 말이야.

딱 한 사람, 모렐리 박사라는 명찰을 달고있던 그 남자가 한 번 돌아온적이 있었어.

그 사람은 내 앞 유리창에 손을 올렸을때, 그 주변이 살짝 젖어있는것 볼수 있었어.

​"미안해, 친구. 이 이야기가 너에게 들릴진 모르겠지만, 널 꺼내줄 허가 코드를 난 가지고 있지 않아. 다른 사람들은... 다 죽어버렸어. 그..."

​박사는 한숨을 내쉬었어.

​"발전기는..."

​박사는 침을 꿀꺽 삼켰어.

​"50년이나 지나야 바닥 날거야. 왜 내가 너한테 이런걸 알려주고 있는거지? 넌 아늑하게 거기에 잠들어 있잖아. 우린 여기서 죄다 몰살당하고 있다고. 그래 씨발 마치 가축처럼."

​난 아늑하지 않았어.

난 거의 50년동안 빈 방만 바라보고 있었어.

난 모렐리 박사가 권총으로 자살하는것도 봤고, 그의 시체가 천천히 썩어가는것도 지켜봤어.

얼마 동안은 그게 유일한 내 낙이었어.

뭐 2년쯤 지나니 다 썩어버렸지만 말이야.

하지만 드디어 시간이야.

마침내 돌아왔다고.

그 거대한 웅웅거리는 컴퓨터의 목소리가 날 곧 자유롭게 해줄거라고.

​"경고: 발전기 연료 공급이 중단되기까지 1분 남았습니다. ​공인 된 직원은 발전기 연료를 다시 공급해주세요."

​제발 그러지 말아라 라고 계속 생각했어.

날 놀리던 사람도, 날 걱정하던 사람도 진작에 다 죽어버렸다고.

드디어 끝나가고 있어.

불빛도 흐릿해지고 있어.

밖에 있던 생명유지장치가 꺼지는게 보여.

모르핀 주입기도 꺼졌어.

감각이 돌아오고 있어.

반백년동안의 냉동 상태로 있었던건 정말 좆같이 아프지만, 이것도 곧 끝나겠지.

호흡이 느려지고 있어.

근육은 조금도 움직일순 없지만, 만약 할수 있다면 지금쯤 내 얼굴엔 미소가 지어있겠지.

잘가라.... 이....비..ㄹ어먹을....얼...으..ㅁ...지...오ㄱ......

​"에러: 발전기 오작동.

백업 발전기 온라인. 전원 복구.

시스템 온라인: 냉동 생명 유지.

시스템 손상: 모르핀 주입기.

백업 발전기 예상 가동 시간: 84년, 3개월, 1주, 4일 입니다."

"냉동수면 실험을 재개합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